美 법무부, 기업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평가 지침 개정


1. 개정 배경

미국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 이하 “DOJ”)는 2024. 9. 23. 기업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평가(Evaluation of Corporate Compliance Programs, 이하 “ECCP”) 지침을 개정하였습니다. 

ECCP는 2017년 처음 도입된 것으로, DOJ 형사과 검사가 형사 집행 조치가 예정된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평가할 때 고려할 요소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ECCP는 기업이 DOJ의 요구에 맞게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있는지 여부를 검증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효과적인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갖춘 기업은 형사 집행 조치 시 기소유예, 벌금 감면 등 유리한 조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

ECCP는 지난 해 메시징 애플리케이션 및 개인 디바이스의 사용 증가와 관련된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개정되었습니다. 금번 개정 ECCP에 따르면, DOJ는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평가할 때 다음 사항을 중점에 둘 것입니다. 

(1)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 등 신기술과 관련된 위험 완화
(2) 내부고발 장려 및 보호
(3) 효과적인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데이터 엑세스 및 활용
(4) M&A 과정에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의 역할

아래에서는 항을 나누어 위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2. 주요 내용

가. AI 등 신기술과 관련된 위험 완화

개정 ECCP는 검찰이 기업이 비즈니스 운영 과정에서 AI를 포함한 신기술의 위험을 효과적으로 측정하고 관리하고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도록 지시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기업이 사업 수행을 위하여 사용하는 기술에 무엇이 있는지, 기업이 해당 기술 사용에 대한 위험 평가를 수행하였는지, 기업이 위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를 고려할 것입니다. 

또한 개정 ECCP에 따르면 검찰은 AI 등 신기술 사용과 관련된 위험 관리가 광범위한 기업 위험 관리(ERM) 전략에 통합되어 있는지, 관련 법률과 회사의 행동 강령에 따라 이러한 기술의 사용을 모니터링하는 통제수단이 마련되어 있는지, 기술이 본래의 의도된 목적으로만 사용되고 직원들이 신기술 사용에 대한 교육을 받는지 등을 고려할 것입니다.


나. 내부고발 장려 및 보호

개정 ECCP에 따르면, 검찰은 기업 내부고발제도를 강화를 위하여 기업이 직원들의 내부고발을 억제하지 않고 장려하고 있는지, 내부고발자 보호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있는지, 직원들에게 관련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지 등을 평가할 것입니다. 


다. 효과적인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데이터 엑세스 및 활용

개정 ECCP는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려면 충분한 자원과 자금을 확보하고, 위험을 감지하고 완화하는 데에 필요한 데이터와 기술에 액세스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개정 ECCP에 의하면, 검찰은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이 (i) 데이터에 적시에 액세스할 수 있는지, (ii) 데이터 분석 도구를 적절히 활용하여 효율성을 창출하고 측정하는지 여부를 평가할 것입니다.

M&A 과정에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의 역할개정 ECCP는 합병, 인수 및 기타 거래 이후의 컴플라이언스 절차의 통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인수된 기업이 리스크 평가 활동, 인수 후 감사 계획 등 기업의 전반적인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에 통합되는지 여부를 고려할 것입니다.



3. 시사점

이번 ECCP 개정은 AI 등 신기술의 등장에 따른 새로운 리스크 및 리스크 관리 방법을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의의가 있습니다. 또한 개정 ECCP를 통해,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운영 시 명목상 직원 교육 자료를 마련하는 것 등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검찰이 프로그램이 적절하게 맞춤화되고 목표에 부합하며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까지 확인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수의 미국 기업이 ECCP 지침에 부합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미국에서의 기업형사 사건에서 기소유예, 벌금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우리 기업은 아직 상대적으로 ECCP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이러한 이점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미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우리 기업은 이번 개정을 계기로 ECCP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보다 효과적인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합니다. 즉, 미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부서는 미국 반부패방지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뿐 아니라 ECCP 또한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규제는 국내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관련 규정 및 기준(상법상 내부회계관리제도, 준법지원인 및 준법감시인 제도,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 운영 및 유인 부여 등에 관한 규정 및 CP등급평가제도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국내 기업 또한 금번 개정에 주목하면서 국내 컴플라이언스 관련 규정 및 기준의 변동 추이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