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분야 이슈리포트 - 재건축사업 도급계약의 총액계약 해석과 계약 해제 시 기성공사대금 정산
재건축사업 도급계약의 총액계약 해석과 계약 해제 시 기성공사대금 정산
- 서울고등법원 2025. 4. 9. 선고 2023나2038289 판결 및 서울고등법원 2026. 1. 21. 선고 2025나207823 판결을 중심으로 -
법무법인 대륙아주 김광수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전재기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문혜민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문주혜 변호사
1. 사안의 개요
가. 서울고등법원 2025. 4. 9. 선고 2023나2038289 판결 (안산 재건축 사건)
시공사(A사)는 B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과 공사도급계약(건축연면적 × 3.3058㎡당 4,020,000원)을 체결하고, 2018년 변경계약을 통해 발코니 확장공사비 포함 200억 3,700만 원을 추가 조정하였습니다. 준공 후 피고 조합은 흙막이 공사 공법 변경 및 일부 공종 미달 시공을 이유로 대규모 감액을 주장하였고, 시공사는 잔여 공사대금 지급을 구하였습니다. 피고들은 무이자 사업비 금융비용, 분양경비, 옵션공사 취득세 대납분 및 하자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를 주장하였습니다.
[이하 편의상 위 사건을 ‘안산 재건축 사건’이라고 합니다]
나. 서울고등법원 2026. 1. 21. 선고 2025나207823 판결 사건 (서초 재건축 사건)
시공사(B사)가 선정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현금 및 고가 선물을 제공한 사실이 형사 유죄로 확정되자, 조합은 도급계약상 뇌물 제공 조항을 근거로 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하였습니다. 그에 앞서 조합이 1차 해제통보를 하고 새로운 시공사(F사)를 선정한 사정도 있었습니다. 반소에서 B사는 ① 기성공사대금, ② 이행이익 상당 손해배상, ③ 가설 펜스 관련 부당이득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이하 편의상 위 사건을 ‘서초 재건축 사건’이라고 합니다]
2. 관련 법리 및 법원의 판단
가. '완화된 의미의 총액계약' 인정
법원은 공사도급계약이 총액계약인지 단가계약인지는 계약서 기재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하되 계약의 동기·목적, 이행 과정에서의 태도, 거래관행 등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전제로, 두 사건 모두에서 '완화된 의미의 총액계약'이라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17다3024 판결).
안산 재건축 사건에서는 ① 계약이 공사대금을 연면적 × 단가 방식으로만 정할 뿐 개별 공정·항목의 단가·요율을 산정 근거로 삼지 않은 점, ② 계약에서 설계변경 등 일정 사유에 따른 공사대금 조정을 허용하고 있는 점을 들어 위와 같이 판단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3나2038289 판결).
서초 재건축 사건에서도 같은 취지에서, ① 계약에서 기성율 방식의 지급만 규정할 뿐 항목별 수량·단가 정산 조항이 없는 점, ②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 일반조건 제18조 내지 제20조의 대금 조정사유 규정이 배제되지 않은 점을 근거로 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5나207823 판결).
나. 감액 주장의 허용 범위 및 설계변경 해당 여부
총액계약에서 도급인은 실제 공사비가 예상보다 적게 소요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감액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감액이 가능하려면 계약이 정한 공사계약금액 조정사유(설계변경, 공사 변경, 지반조건 변경 등)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조정 합의 또는 절차가 이행되었음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안산 재건축 사건에서 법원은 흙막이 공사 공법 변경을 이유로 한 감액 주장을 배척하면서, ① 설령 시공사가 설계도면과 달리 시공하였더라도 계약상 공사계약금액 조정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도급인은 별도의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으로 해결하여야 하고, ② 감리가 변경 사실을 확인한 이후에도 감액 합의는 물론 증액 변경계약에서도 이 항목에 관한 감액은 논의되지 않았음을 핵심 근거로 삼았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3나2038289 판결).
다. 총공사대금에 포함되는 비용 범위
서초 재건축 사건에서 법원은 입찰 참여 안내서상 예정공사대금의 정의가 "이 사건 공사와 관련된 모든 일체비용"으로 기재되어 있음을 근거로, 석면해체공사비·지하구조물 보강공사비·PHC 파일 철거공사비·토공 및 흙막이 가시설 공사비·민원처리비용·주변현황조사비용·보호수 이식 비용 등은 모두 약정 공사대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간접비도 기성고 비율 산정 시 기시공 공사비 또는 미시공 공사비에 포함됩니다(서울고등법원 2025나207823 판결).
라. 기성공사대금 산정
수급인이 공사를 완공하지 못한 채 계약이 해제되어 기성고에 따른 공사대금을 정산할 경우, 약정 총공사비에 기성고 비율을 적용하여 산정하여야 합니다. 기성고 비율은 공사 중단 당시를 기준으로 기시공 공사비를 전체 공사비(기시공 + 미시공)로 나누어 확정합니다. 위 기시공, 미시공 부분은 통상 감정을 통해 입증됩니다.
마. 도급인의 이행거절과 시공사 귀책 해제 — 이행이익 청구의 인과관계 단절
법원은 조합의 1차 해제통보는 법적으로 해제로서의 효력은 없으나 이행거절에는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도급계약이 시공사의 귀책사유(뇌물 제공)로 체결 당시부터 언제든지 해제될 수 있는 상태였고, 이후 2차 해제통보로 도급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됨으로써 시공사가 이행이익을 얻을 가능성은 확정적으로 소멸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조합의 이행거절과 시공사의 이행이익 상당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단절되었고, 시공사는 1차 해제통보부터 적법한 해제 사이 기간의 개별 손해만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5나207823 판결).
바. 가설 펜스 관련 부당이득반환·손해배상
도급계약 해제 이후 조합이 시공사의 가설 펜스를 아무런 권원 없이 계속 사용하고 준공 후 임의로 철거한 행위에 대하여, 법원은 ① 사용 기간(25개월) 임대료 합계 상당의 부당이득반환 의무, ② 임의 철거에 따른 가설 펜스 가액 상당의 손해배상 의무를 인정하였습니다. 다만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이므로 이행청구를 받은 날의 다음 날부터 지체책임이 발생합니다(서울고등법원 2025나207823 판결).
3. 당사자별 활용 가능한 논거
가. 시공사(수급인) 측
총액계약임을 강조하여 도급인의 감액 주장을 차단하되, 감액의 전제인 '공사계약금액 조정사유' 해당 여부와 조정 합의 존재는 도급인이 증명하여야 함을 지적하여야 합니다. 기성공사대금 산정 시에는 약정 총공사비에 간접비·철거비 등 일체의 비용을 포함한 기성고 비율을 적용하도록 주장하고, 계약 해제 이후 도급인이 자재·가설시설을 계속 사용한 경우 사용 기간 상당 부당이득반환 및 임의 처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병행 검토하여야 합니다.
나. 도급인(발주자) 측
감액을 주장하려면 계약상 공사계약금액 조정사유 발생 및 그에 따른 조정 합의·절차 이행을 적극적으로 증명하여야 합니다. 설계도면과 다른 시공이 확인된 경우에는 공사대금 감액 주장 대신 별도의 채무불이행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여야 하고, 기성공사대금에 대하여는 기지급 선급금의 충당 및 상계(민법 제495조에 따라 소멸시효 완성 채권도 상계 가능)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시공사의 귀책사유로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 이행이익 전부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차단하는 논거로 이번 판결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4. 시사점
첫째, 두 판결은 연면적 기준 단가 방식의 재건축사업 도급계약은 대부분 '완화된 의미의 총액계약'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실무적으로 확인하였습니다. 계약 체결 시 공사계약금액 조정사유와 그 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분쟁 예방의 핵심입니다.
둘째, 공사 중 변경이 발생하면 변경 내용과 공사대금 조정 여부를 즉시 서면으로 확인·합의하는 관행이 필수적입니다. 감리의 현장 확인만으로는 도급인의 감액 주장을 뒷받침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공사 중단 즉시 증거보전 신청을 통해 기성고 감정을 실시하는 것이 정확한 기성공사대금 산정의 핵심 수단입니다. 현장 원상이 훼손된 후에는 감정의 정확도가 현저히 저하됩니다.
넷째, 발코니 확장공사는 부가가치세법 제14조 제2항 제1호의 '우연히 또는 일시적으로 공급되는 용역'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면세 주장은 현재 선례에 비추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대법원 2023. 3. 30. 자 2022두69056 판결, 대법원 2025. 2. 13. 자 2024다306714 판결 각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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