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분야 이슈리포트 - 관세청, ‘관세 성실신고 확인제도’ 도입 추진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관세청, ‘관세 성실신고 확인제도’ 도입 추진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법무법인 대륙아주 황인욱 변호사
1. 제도 도입의 배경
재정경제부가 2026. 8. 3. 발표한 2026년 세법개정안에는 「관세법」 제115조의2를 신설하여 ‘관세 성실신고 확인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이 포함되었고, 관세청은 2026. 8. 12. 보도자료를 통하여 그 추진 계획을 밝혔습니다. 수입기업이 관세사 등 전문가로부터 납세신고 내용의 적정성을 점검받아 ‘성실신고 확인서’를 세관에 제출하면 관세행정상의 지원 또는 우대를 부여하겠다는 것이 그 골자입니다.
관세는 과세가격에 세율을 곱하여 세액이 산출되는데, 세율은 품목분류(HS 세번)와 원산지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과세가격 역시 인보이스 금액에 국제운임·보험료는 물론 구매자가 별도로 부담한 수수료, 무상으로 공급한 금형·부품, 권리사용료, 사후귀속이익 등이 가산될 수 있어 그 산정이 복잡합니다. 그 결과 수입 당시에는 인식하지 못한 신고 오류가 사후에 적발되어 최장 5년치 세액이 일시에 추징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한편 현행 「관세법」상 사후세액심사는 세관의 한정된 심사인력을 전제로 일정 규모 이상의 수입업체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수입 규모가 작은 중견·중소기업은 장기간 심사를 받지 아니한 채 사후 추징의 불확실성에 노출되는 이른바 ‘심사 사각지대’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이번 제도는 관세전문가인 관세사를 관세행정의 협력자로 참여시켜 이러한 사각지대를 완화하고, 기업이 관세리스크를 사전에 해소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2. 관세 성실신고 확인제도의 주요 내용
가. 대상 기업
성실신고확인을 받으려는 과세연도의 직전 과세연도말을 기준으로 수입금액이 3,000만 달러 미만인 기업 중 신청한 자가 대상이 됩니다. 다만 이미 법규준수도·재무건전성 등을 심사받아 신속통관 등의 혜택을 부여받고 있는 수출입안전관리우수업체(AEO)는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대상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제도의 이용 여부는 기업의 자율에 맡겨져 있습니다.
나. 지정 신청 및 유효기간
성실신고 확인을 받으려는 사업자는 해당 과세연도 종료일 2개월 전까지 관할 세관에 ‘성실신고 확인대상 사업자’ 지정을 신청하여야 하며, 요건을 갖추어 지정된 사업자는 5년간 유효기간을 적용받고 그 이후에도 5년 단위로 재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 확인 절차
지정된 기업은 관세사 등 전문가를 통하여 매 과세연도별로 수입신고 물품의 과세가격·품목분류 등 세액산정의 적정성을 점검받아야 하며, 관세사 등이 작성한 ‘성실신고 확인서’를 해당 과세연도 종료일 이후 3개월 이내에 관할 세관에 제출하여야 합니다.
라. 혜택 및 제재
확인서를 제출한 기업은 통관과정에서 수입물품 검사의 축소 또는 생략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성실신고 확인 결과 신고 오류가 발견되어 세액을 정정하는 경우에는 보정기간 이내에 보정한 것으로 인정되어 가산세를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확인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관세사 등 확인자가 거짓 또는 부실하게 확인서를 작성한 경우에는 관세사법에 따른 징계 대상이 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마. 적용시기
개정 「관세법」은 2027. 1. 1. 이후 개시하는 과세연도 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며, 관세청은 2027년 참여를 원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시범운영 및 의견 수렴을 거쳐 2028년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3. 세무사 성실신고확인제도·정기 수입세액 정산제도와의 비교
납세자가 전문자격사의 확인을 거쳐 신고의 적정성을 담보하는 이른바 납세협력 제도로는, 2011년 도입되어 순차적으로 확대 시행 중인 내국세 분야의 세무사 성실신고확인제도와 관세 분야에서 이미 시행되었다가 폐지된 정기 수입세액 정산제도가 있습니다. 특히 정기 수입세액 정산제도는 2017년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업체 공인 및 운영에 관한 고시」에 근거하여 도입되었다가 법률상 근거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2021년 말 폐지되었습니다. 세 제도의 주요 내용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위 비교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이번 제도는 관세 분야의 선례인 정기 수입세액 정산제도와는 여러 지점에서 구별됩니다. 정산제도가 AEO 공인업체 중 사실상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면서 세관의 정밀 검증과 결과 통보를 거쳐 정기 관세조사 면제, 정산 결과에 반하여 추징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효과를 부여하였던 반면, 이번 제도는 AEO를 제외한 중견·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세관의 별도 검증절차 없이 검사 축소·생략 및 가산세 감면이라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혜택을 부여합니다. 또한 정산제도가 확인관세사 2인 이상의 선임을 요구하고 해당 업체의 신고인 관세사를 배제하였던 것과 달리, 이번 제도에서는 확인주체에 관한 별도의 제한규정이 예정되어 있지 아니합니다.
관세 성실신고확인 제도는 확인 주체인 관세사가 불성실 확인 시 징계 책임을 진다는 점에서 내국세의 세무사 성실신고확인 제도와 유사한 면이 있지만, 구조 면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세무사 성실확인 제도는 정확한 납세신고를 위하여 납세신고 전 사전에 신고 내용을 검증하는 제도입니다. 반면, 관세 성실신고확인 제도는 수입 시 납세신고로 확정된 세액을 사후적으로 검증하는 제도입니다.
세무사 성실신고확인제도는 확인비용의 상당 부분을 세액공제로 보전하고, 신고·납부기한 연장 및 의료비·교육비·월세 세액공제 허용 등의 혜택을 납세자에게 함께 제공합니다. 이에 비하여 현재까지 공개된 관세 성실신고 확인제도의 내용에는 확인비용에 대한 보전 장치가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고, 미이행 시 제재로는 확인서 미제출에 대한 과태료만 규정되어 있습니다.
확인주체가 부담하는 징계책임의 구조는 유사한 반면 납세자·확인주체 쌍방에 대한 참여 유인은 상대적으로 약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제도의 실효적 정착을 위해서는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제기될 여지가 있습니다.
4. 시사점 및 기업의 대응방안
납세협력 제도가 실제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과세당국·납세자·전문자격사 세 주체 모두에게 참여 유인이 존재하여야 합니다. 정기 수입세액 정산제도가 도입 5년 만에 폐지된 경험은, 제도의 취지가 타당하더라도 대상기업의 범위와 혜택·부담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제도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번 제도가 법률(「관세법」)에 근거를 두게 된 점은 정산제도와 구별되는 중요한 차이이나, 확인비용의 보전, 혜택의 구체화, 확인주체의 요건 및 책임 범위 등은 향후 하위법령 마련 과정에서 보완되어야 할 사항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대상이 될 수 있는 중견·중소 수입기업으로서는, ① 과세가격 결정자료(운임·보험료, 권리사용료, 특수관계자 거래 등)와 품목분류 근거자료 등 신고내용 관리체계를 사전에 정비하고, ② 담당 관세사와의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자료제출 및 확인절차에 대비하며, ③ 확인 과정에서 과거 신고 오류가 발견될 경우의 보정·수정신고 대응방안을 미리 검토하고, ④ 향후 「관세법」 개정안 및 하위법령 입법예고와 시범운영 공고를 지속적으로 확인하여 참여 여부와 신청 시기를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