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인프라 분야 이슈리포트 - 정부의 ‘RE100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TF 출범 및 시사점
정부의 ‘RE100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TF 출범 및 시사점
법무법인 대륙아주 박미현 외국변호사 (에너지∙인프라 총괄)
법무법인 대륙아주 윤신영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이진영 변호사
1. 정부, ‘RE100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TF 구성
산업통상자원부는 2025. 7. 10., 관계기관 합동으로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 산업단지 추진 TF’를 구성하고, 가용한 정책 수단을 모두 활용하여 연말까지 조성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2025. 7. 16.에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TF 1차 회의를 개최하고, 범부처 협업을 통해 산업단지의 조기 조성과 제도적 기반 마련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였습니다.
‘RE100 산업단지’란 지역의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하여 입주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풍력이나 태양광 등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산업단지로, 새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국정과제입니다. 한편 RE100은 기업들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인프라적 기반 조성이 핵심 과제로 꼽힙니다.
TF는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을 단장으로,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 실장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격주로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부처별 세부과제에 대한 분과 협의체도 구성하여 범정부 협업체계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이 회의체는 부처 간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재생에너지 대규모 개발 △기업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 설계 △청년층 유입을 위한 정주 요건 마련 등을 검토하고, △재생에너지 인프라 등 분야에서 실효성 있는 정책 수단을 적극 발굴하여 연말까지 RE100 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TF에서 가칭 ‘RE100 산업단지 및 에너지 신도시 조성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방안도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는 점입니다. 정부는 올해 정기국회 회기 내에 해당 특별법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RE100 산업단지 조성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사업 추진의 실효성을 담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특별법에는 RE100 산단의 신속한 조성과 기업 유치를 뒷받침하기 위한 전기요금 할인, 세제 감면, 인건비 지원, 정주 및 교육 기반 확충 등 규제 완화 및 인센티브 제공 내용이 폭넓게 포함될 예정입니다.
2. 핵심과제 및 전략
가. 입지 선정 및 인프라 조성
정부는 서남권과 울산, 강원, 제주 등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지역을 중심으로 RE100 산업단지의 입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HVDC(초고압직류송전) 등 필수 인프라 구축도 병행할 계획입니다. 특히 재생에너지 발전원이 밀집된 서남권과 울산이 주요 대상지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나. 기업 유치 인센티브
정부는 글로벌 RE100 회원사 및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제조기업을 주요 유치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전기요금 할인, 세제·보조금 혜택 등 인센티브 패키지를 제공할 계획이며, 안정적인 100% 재생에너지 공급을 위한 기반 인프라도 함께 지원할 예정입니다. 대통령실은 글로벌 대기업의 핵심 입주를 통해 후속 기업이 연쇄적으로 입주하면서 ‘에너지 신도시’가 자연스럽게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부 로드맵에 따르면 특별법 제정 이후, 내년부터 글로벌 데이터센터 부지 선정 및 관련 기업 유치 작업이 본격화될 예정입니다.
다. 지역경제 활성화
RE100 산업단지를 통한 첨단기업 유치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라. 글로벌 전략산업 유치기반 확보
정부는 RE100 산업단지를 외국인 투자 유치와 첨단 전략산업의 입지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반도체, 2차전지, 디스플레이, 바이오 등 분야에서 RE100 기반의 글로벌 기업 수요를 분석하고, 이에 맞춘 맞춤형 산업단지 조성 모델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또한 국제기구 및 주요국과의 협력도 병행하여, 글로벌 공급망 내 한국 RE100 산단의 전략적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마. 전력망 및 계통 개선
정부는 산업단지 조성 지역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해당 지역 내에서 직접 사용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 구조를 통해, 송전 비용과 전력 손실을 줄이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유도하고자 합니다. 국내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는 수요지와 공급지 간의 불균형으로 인해 송전망 병목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주요한 구조적 장애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특히 재생에너지 설비가 광주·전남 등 특정 지역에 집중된 반면, 주요 수요지는 수도권에 몰려 있어, 계통 용량 부족으로 발전량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출력제어가 상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국내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약 38.6GW이며, 이 중 약 7.1GW(20%)가 광주·전남 지역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TF를 중심으로 100일 내에 1GW의 계통 접속용량을 추가 확보하고, 연말까지 이를 2.3GW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RE100 산업단지에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적시에 안정적으로 공급함은 물론, 광역 계통망의 병목 문제도 점진적으로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3. 제1차 TF 논의내용 및 추진상황
가. 제1차 TF 논의 과제
2025. 7. 16. 개최된 1차 TF 회의에서는 △재생에너지 전용 전력망(전용선·특화망) 구축 △직접 전력거래(PPA) 허용 확대 △입지 규제 완화 △산단 내 주거·교육·문화 인프라 구축 △지자체–기업 간 투자 연계 방안 등 다양한 정책 과제가 논의되었습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는 RE100 산업단지를 일반 국가산단 또는 첨단 국가산단과는 별개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하는 방안도 병행 검토하기로 하였습니다.
나. 관련 법령 개정 추진
RE100 이행을 촉진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직접 PPA) 참여시 요구되던 발전용량 1MW 초과 요건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2025. 7. 22.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직접 PPA는 RE100 이행 수단 중 하나로, 산단 및 지자체에서 소규모 발전 설비 활용을 위한 규제 완화 요청이 지속되어 온 만큼, 이번 개정은 산업계 수요를 반영한 조치로 평가됩니다. 기존 시행령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설비에서 생산한 전기를 송·배전망을 거치지 않고 직접 사용자에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발전 용량이 1MW를 초과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산업단지 내 유휴부지나 건축물 지붕을 활용하더라도 1MW 규모의 태양광 설비 설치는 공간상 어려움이 컸으며,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요건을 완화한 것입니다. 산업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소규모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보유한 중소·중견기업도 직접 PPA 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되어, RE100 이행 여건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4. 시사점 및 유의사항
가. 시사점
정부의 RE100 산업단지 조성은 재생에너지 수요 증가에 대응하여, 기업들이 필요한 만큼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재생에너지 특구’ 조성 구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는 지역균형발전, 에너지전환, 첨단산업 유치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신성장 전략의 핵심 축이며, 수출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역 자원의 효과적 활용을 연계하는 정책적 의미가 큽니다.
아울러 서남권 등의 지역은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높은 반면 전력 수요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수요·공급 간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바, RE100 산업단지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결책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RE100 산업단지는 기업이 생산 활동에 필요한 전력을 전량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체계를 지향하고 있어, 이를 통해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요구에 대응하고 화석연료 의존에서 탈피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에도 의의가 있습니다.
나. 유의사항
1) 전력구매계약(PPA) 체결 검토
RE100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전력판매사업자와의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이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제도 개편을 통해 제3자 PPA 등 기업형 PPA 체결이 가능해졌으며, 일부 글로벌 기업은 이미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PPA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입주 기업들은 한국전력을 통한 일반 전력공급 외에도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의 PPA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는 PPA 활성화를 위해 제도적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므로, 이를 활용할 경우 장기 고정가격에 친환경 전력을 확보하여 가격 변동성과 공급 불안정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PPA는 장기계약 특성상 계약조항 검토와 리스크 분석이 필수적입니다. 기업들은 전력 인수단가, 계약기간, 공급 미달 시의 패널티, 조기해지 조건 등 법적 요소를 면밀히 검토하여 불리한 조건이 포함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2) 특별법상 혜택과 의무의 면밀한 분석 필요
향후 RE100 산업단지 관련 특별법이 제정될 경우, 입주 기업에는 각종 혜택(세제 지원, 보조금, 전기요금 할인 등)과 함께 일정한 의무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업들은 이러한 인센티브를 최대한 활용함과 동시에, 법령상 요구사항도 충실히 이행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상시적인 RE100 사용 실적 보고, 온실가스 감축목표 제출 등의 의무가 부과될 수 있으며, 지원받은 설비보조금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내 목적 외 사용 시 환수 조건이 적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관련 법령이 시행되기 전부터 주요 조항을 미리 검토하여 기업 경영계획에 반영하고, 필요시 정부와의 MOU 체결 단계에서 계약 조건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3) 입지 선정 및 인허가 관련 리스크 관리
RE100 산업단지에 입주하고자 하는 기업은 각 후보지의 입지 여건과 부지 상황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최종 입지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후보 지역별로 부지 조성의 진행 단계, 기반 인프라 구축 현황, 인력 수급 가능성 등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 민원, 환경 이슈, 개발 반대 여론 등으로 인해 사회적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정부가 규제특례를 통해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더라도, 예컨대 대규모 풍력단지 개발과 관련한 주민 소송 등이 발생할 경우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기업은 사업 초기 단계부터 환경영향평가, 주민 수용성 확보 방안, 법적 리스크 대응 전략 등을 충분히 마련하고, 공장 설립을 위한 개별 인허가 과정에서 어떤 요건이 면제되거나 간소화되는지, 허가 이후 유지 조건은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